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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 고시’ 열풍 속 경고음… 영유아 사교육, 효과 없다?

실현부자 2025. 4. 18. 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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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부모들 사이에서 이른바 ‘4세 고시’라는 말이 들릴 정도로, 유명 영어 유치원 입학을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영어, 수학은 기본이고, 음악, 미술, 심지어 코딩까지… 아이들이 태어나자마자 사교육의 세계로 뛰어드는 것이 이제는 낯설지 않은 풍경이 되었죠.

하지만 이런 과열된 조기 사교육 열풍에 대해 경고음을 울리는 실증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이가 더 잘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사교육이 실제로는 별다른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영유아 사교육, 효과 없다… 실증 연구 결과 발표

2025년 4월 15일, 김은영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교육부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영유아 사교육 인식 개선 교육’에서 **「영유아기 사교육 경험과 발달에 관한 연구」**의 주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영유아 사교육은 시작 시점이 점점 앞당겨지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가정의 경제적 부담도 증가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교육 경험이 아동의 언어 능력, 어휘력, 문제 해결 능력, 학업 성취 등에서 별다른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것이 주요 결론이었습니다.

즉, 부모들이 높은 비용과 시간을 투자하면서까지 사교육에 참여시키고 있지만, 정작 아이의 성장과 발달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언어 능력, 학업 성취, 정서 발달… 사교육 효과 ‘미미’

김 위원이 책임을 맡은 이번 연구는 아동의 지능지수, 부모의 학력, 가구 소득 등 다양한 외부 변수를 통제한 상태에서 진행된 것이 특징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교육 자체의 독립적 효과는 매우 미미한 수준으로 나타났습니다.

사교육을 받은 아동과 받지 않은 아동 사이에 언어 능력과 어휘력의 차이는 없었으며, 초등학교 입학 후 학업 성취도에서도 별다른 격차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또한, 아이의 성실성, 자존감, 개방성, 타인에 대한 이해 같은 정서·행동 특성에서도 사교육의 유의미한 효과는 관찰되지 않았습니다.

예술 사교육은 예외? 예방책 능력 높여

흥미로운 점은, 예술 분야 사교육—예를 들어 미술, 음악 등의 활동—에 참여한 아동은 **‘예방책 능력’**이 높게 나타났다는 결과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예방책 능력이란, 아이가 새로운 환경이나 낯선 상황에 대응하고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는 창의적 활동이나 표현 중심의 교육이 아이의 자율성과 감정 조절 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단순히 성적을 올리는 교육이 아니라, 아이의 감성과 사고력을 기르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점을 시사하죠.

과도한 사교육, 오히려 해가 될 수도

연구진은 사교육의 효과가 과대평가되었을 가능성을 언급하며, 아동 발달에는 사교육 외의 놀이, 휴식, 양육자의 애정 어린 상호작용 같은 요소가 더 중요할 수 있음을 강조했습니다.

김 연구위원은 “과도한 사교육은 아이의 놀이와 휴식 시간을 줄이고, 전인적 성장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런 경향은 특히 ‘성공을 위한 조기 교육’이라는 사회적 압박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으며, 아이의 자연스러운 발달 리듬을 무시하고 경쟁 중심의 성장 모델을 강요하는 구조 속에서 부모와 아이 모두가 지쳐가고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교육부의 대응 방향: "놀이 중심 교육 확대"

이러한 연구 결과에 따라 교육부는 향후 놀이 중심의 영유아 교육, 그리고 과도한 사교육에 대한 사회적 인식 개선 활동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온라인 콘텐츠를 통한 정확한 정보 제공, 양육자 교육 등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입니다.

실제로, OECD를 비롯한 국제 교육 기구들 역시 영유아 시기에는 구조화된 학습보다는 자율적 놀이와 탐색, 양육자와의 안정된 관계 형성이 더 중요하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습니다.

마무리하며: “조금 느려도 괜찮아요”

아이에게 가장 좋은 교육은, ‘남보다 앞서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속도대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아닐까요?

빠르게 성장하는 세상 속에서도, 우리 아이들에게는 충분히 놀고, 실수하고, 스스로 배우는 시간이 꼭 필요합니다. 부모의 사랑과 관심이야말로 그 어떤 사교육보다 강력한 성장의 자양분이라는 사실, 잊지 말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