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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동시다발 산불, 900년 된 은행나무도 피해… 문화유산 피해 심각

실현부자 2025. 3. 24. 0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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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

 

최근 전국 곳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형 산불이 발생하면서, 천연기념물과 국가지정 문화유산을 포함한 중요한 자연·역사 유산들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특히 수령 900년이 넘는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가 일부 불에 타면서, 문화재 보호에 대한 관심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국가유산청과 경남 하동군에 따르면, 경남 산청에서 시작된 산불이 하동 옥종면으로 번지면서,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된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가 상당 부분 불에 탔다. 하동군이 제공한 사진에는 가지가 부러지고 일부 불에 탄 나무의 모습이 담겼다. 정확한 피해 정도는 추가 조사를 통해 밝혀질 예정이다.

이 은행나무는 높이 27m, 둘레 9.3m에 달하며 나이는 약 900년으로 추정된다. 국가유산청의 국가유산포털에 따르면, 이 나무는 고려시대 장군인 강민첨(963~1021)이 직접 심은 것으로 전해진다. 강민첨은 고려 거란전쟁(1018년) 당시 강감찬 장군의 부장으로 출전해 적군을 크게 무찌른 인물이다.

 

이 은행나무는 오랜 세월 동안 마을 사람들이 신성하게 여겨온 존재였으며, 1983년 경상남도 기념물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이번 산불로 인해 가지 일부가 부러지고 화염 피해를 입어 보존 상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하동 두양리 은행나무와 함께 피해를 입은 ‘두방재’

이번 산불로 인해 하동에서 강민첨 장군의 영정을 모시고 제사를 지내는 사당인 ‘두방재’도 일부 피해를 입었다. 부속 건물 2채가 완전히 불에 타 전소되었으나, 다행히 경상남도 문화유산자료로 지정된 본 건물은 화재를 피했다.

하동군 관계자는 "산불 피해가 예상보다 커서 신속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특히 두양리 은행나무가 지역의 역사적 상징인 만큼 최대한 빠르게 응급 복구 조치를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원도 정선 ‘백운산 칠족령’도 산불 피해

강원도에서도 대형 산불로 인해 국가지정 명승인 ‘백운산 칠족령’이 일부 소실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백운산 칠족령은 동강의 빼어난 경관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명승지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자연경관 보호구역이다. 이번 산불로 인해 약 0.5ha(5,000㎡) 면적이 불에 타면서 일부 자연경관이 훼손됐다. 다행히 소방당국과 산림청의 신속한 대응으로 산불은 진화되었지만, 생태적 복구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천연기념물 ‘울산 울주 목도 상록수림’도 화재 발생

이날 오후 4시 3분경에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울산 울주군의 목도(目島)에서도 산불이 발생했다. 이곳은 대규모 동백나무 군락이 있는 곳으로 1962년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며, 보호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불은 약 200㎡의 면적을 태운 뒤 1시간 50분 만에 진화되었고, 인명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소방 당국은 인근에서 낚시를 하던 목격자 등을 상대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국가유산청 “긴급 복구 계획 마련 중”

국가유산청은 이번 산불로 인해 23일 오후 5시 기준, 문화유산 및 천연기념물 피해가 총 3건(경남 2건, 강원 1건)으로 집계되었다고 발표했다.

현재 피해를 본 문화유산들에 대해 긴급 응급 복구 계획을 수립 중이며, 필요할 경우 긴급보수비 지원도 검토 중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산불 피해 우려가 있는 대상에 대해서는 긴급 보호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피해를 본 문화유산에 대한 복구 작업도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불 피해의 원인과 기후변화의 영향

전문가들은 이번 대형 산불이 한반도의 기후변화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분석한다.

  1. 겨울 가뭄과 건조한 날씨
    • 올겨울 강수량이 적고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산불 발생 위험이 높아졌다.
    • 특히 남부 지방과 강원도 일대는 산불 취약 지역으로 분류되며,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2. 강풍이 산불 확산에 영향
    • 최근 전국적으로 강풍이 이어지면서 산불이 급속도로 확산되었다.
    • 하동과 정선 지역 모두 강한 바람을 동반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산불 피해가 커졌다.
  3. 인위적인 요인 가능성
    • 산불의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지만, 일부 산불은 인위적인 실화(失火)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 최근 발생한 울산 울주 목도의 화재 역시 낚시객 등의 부주의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

과거 산불 사례와 비교

이번 산불 피해는 2022년 울진·삼척 대형 산불, 2023년 강릉 산불 등과 유사한 규모로, 기후 변화로 인해 앞으로도 빈번한 산불 발생이 예상된다.

과거 대형 산불로 인해 천연기념물 및 문화재가 큰 피해를 입은 사례는 다음과 같다.

  • 2022년 울진·삼척 산불 → 소광리 금강송 군락지 일부 소실
  • 2023년 강릉 산불 → 강릉 경포대 인근 생태공원 피해

과거 사례를 보면, 산불이 발생한 지역은 복구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완전히 원래 상태로 회복되기 어렵다는 문제점이 있다.

 

 

결론 및 향후 대책

전국적인 대형 산불로 인해 수령 900년 된 은행나무를 비롯해 천연기념물과 국가지정 문화유산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산불 예방 시스템을 강화하고,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변화에 따른 산불 증가 가능성을 고려해 사전 예방 대책을 더욱 철저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